
공연이 뜸한 평일 낮 시간, 조용할 줄만 알았던 국립극장이 예상 외로 시끌벅적하다. 맑고 경쾌한 북소리에 신명이 절로 나는데, 가까이 다가가보니 북을 치고 있는 무용수들이 한국 사람이 아니다.
짧은 영어 단어 몇 마디와 손장단만으로도 수업이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게 의아하다. 그럴 수밖에 없는 게 학생들 역시 자국에서는 내로라하는 예술인들이다.
"가끔 느낌하고 손이 따로 논다고 느껴요. 그 부분은 내가 조절해야 합니다. 말레이시아에서 드럼을 공부하기 때문에 한국 북춤을 배우는 것은 나에게 좋은 경험이 됩니다. 한국의 북은 말레이시아의 북과는 정말 많이 달라요." - 루디(32세, 말레이시아)
한국의 전통 문화와 예술을 아시아에 널리 알리는 동시에, 아시아 예술인들에게 양질의 교육의 기회를 주고자 마련된 ‘한-아시안 예술인
펠로우 
쉽’에 초청된 아시아 각국의 예술가들. 필리핀, 말레이시아, 말레이시아, 캄보디아, 태국, 싱가포르 모두 국적이 다르다.
이들 가운데 무용 분야에 초청된 남나림, 루디, 어네스트 등 세 명의 아시안 무용가들은 요즘 한국 전통 무용인 살풀이의 매력에 푹 빠졌다.
"매우 어려워요. 한국의 문화는 필리핀의 문화와 많이 달라요. 우리나라에는 이런 춤이 없습니다. 살풀이도 어려운 것 중의 하나예요.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느낌이 없으면 살풀이는 출 수 없는 것 아닌가요. 살풀이는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춤이에요." - 어네스트(26세, 필리핀)